디모테오순례길, 38숨길, 해파랑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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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모테오순례길, 38숨길, 해파랑길 (1)

관리자 0 7568 0

여행은 사람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다. 철새의 생존여행과는 다르게 여행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준다.

그 풍요로운 꿈의 한 조각을 맞추기 위해 내 머릿속에 또다시 그려지는 미지의 여행길.

이번 여행은 양양으로 떠나는 길이다. 

 

강원도 양양, 발음하기가 약간 힘든 지명이다. 

'ㅇ' 자음이 단 두 자에 4개나 들어가니, 발음 연습 코너에 양양이라는 지명은 단골로 등장한다.ㅎ 

 

"양양역 앞 양장점은 양양양장점이고

영양역 옆 양장점은 영양양장점이다 "

 

이 지역 어르신들은 양양을 야~양이라고 부른다.

영양은 여~양, 통영은 토~영, 청양은 처~양이라고 발음하는, 그 무슨 법칙인데 모르겠다. ㅜㅜ

 

그럼, 나도 따라하며 가볍게 입을 풀어주고 잉~~아니 손가락을 풀어주고,

슬슬 바람의 라이딩 코스 53선"양양 중부권, 산과 바다 / 디모테오순례길, 38숨길, 해파랑길" 작성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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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부터 그어져서는 안될 선이 그어졌다. 그저 탁자에 앉아서 자기들 이익에 따라 떡 주무를 듯, 마음대로 그어진 선. 

그 선이 38선이며, 지금까지 이어지는 우리 민족의 가장 뼈아픈 역사이자 분단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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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그어진 38선으로 인해 하루 아침에 이웃이 좌익과 우익으로 나누어졌다.

그 선을 따라 살벌함이 흐르고, 민초들에게 아무 쓰잘머리 없는 사상도 흘렸다.

자연히 종교 탄압도 생기고, 신앙의 자유를 찾아 몰래 남으로 남으로 내려왔다.

목숨을 걸고 야밤을 틈타 길을 인도하는 신부님 한 분이 양양성당에 계셨으니,

그가 바로 디모테오 이광재 신부다.

오늘 우리는 그 길을 자전거로 달릴 예정이다.

비록 신자는 아니지만... 그 뼈아픈 역사를 곱십으며 길을 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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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내 38선을 따라 도착한 동해바다, 바다를 향해 큰소리로 외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

.

또 다른 관점인 지리적으로 살펴보면... 영동의 양양땅 중부권에는 백두대간에서 흘러내린 산줄기가 둘이나 된다.

그 산줄기는 "만월지맥" (진고개 두로봉 인근에서 시작하여 전후치, 철갑령, 만월산, 한천선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과

우리 잔차인들에게 유명한 미천골임도가 지나가는 "정족분맥"이다.

오늘 우리는 만월지맥이 바다로 향해 흘러내린 끄트머리 산줄기를 따라 라이딩을 할 예정이다.

 

* 모든 지도는 클릭하면 크게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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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지맥 한천산 임도 38선에서.. 오늘의 라이더는 찍사인 바람 포함 모두 여덟 명.

 

모임은 사전 공지시 참석을 희망하신 분들 우선으로 진행함. http://cafe.naver.com/bikecity/1852820


 

주말이면 아침 일찍부터 막히던 춘천고속도로가 원활하다.

손쉽게 홍천을 지나 두촌 자은리 근처에서 맛있는 아침식사를 하고, 양양으로 가는 길을 두고 잠시 고민한다.

약간 거리는 멀지만 도로 사정이 좋은 미시령터널을 거쳐 양양으로 갈까? 

비록 구불거리지만 경치가 좋은 한계령을 넘어갈까?

고민을 할 틈조차 안 주고, 모두들 경치 좋은 한계령이란다.ㅎ

 

 

한계령에서... 설악에 걸린 운무가 환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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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예감이 온다. 오늘도 계획한 코스를 뭉텅뭉텅 잘라 먹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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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지이자 도착지인 양양군청 주차장.

사다리 미지참으로 시고르 님 고생이 더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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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 근처에 있는 양양성당. 여기가 디모테오순례길의 출발점이다.

양양성당은 조은강 씨가 쓴 "나의 아름다운 성당기행"에도 나오는 아름다운 성당 중에 하나다.

 

* 참고로 책에 나오는 아름다운 성당은 전동성당, 나바위성당, 풍수원성당, 공세리성당, 감곡성당, 

약현성당, 기실성당, 양양성당, 수류성당, 용소막성당, 배론성지, 금사리성당, 남해성당, 합덕성당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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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디모테오길의 주인공인 이광재(디모테오) 신부에게 인사를 하고 라이딩을 시작한다.

 

디모테오신부와 양양성당의 자세한 이야기는 http://blog.naver.com/daichung/22011295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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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성당 입구에 자리한 순교비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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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모테오순례길 로고에도 그런 의미가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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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모테오순례길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기고... (이 사진은 원본으로 클릭하면 크게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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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내려다 보이는 양양시내 그리고 우리가 달려가야 할 임도의 시작점인 만월지맥 구탄봉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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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남대천을 건너며...백두대간에서 분기한 산줄기가 둘(만월지맥, 정족분맥)이니, 당연 물줄기도 둘이다.

양양시내 앞에서 두 물줄기가 만나 동해로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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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교를 건너서 양양송이밸리 표지판을 보고 월리 방향으로 좌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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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후, 송이밸리 휴양림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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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모테오순례길 방향 지시판. 이제 우리는 본격적은 산악 라이딩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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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급해지는 경사...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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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무언가를 열심히 털고 있다.

혹시 알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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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떨어진 것을 보니 '호두'다.

지나가며 벌써 호두래요? 라며 인사를 건넨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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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햇살 언니도 시범을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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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쾌하게 이어지는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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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알프스 하이디답게 매의 눈으로 표지판을 뚫어지게 보는 안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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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임도에는 갈림길이 무척이나 많다.

디모테오순례길에서 남대천 수리로 바로 내려가는 임도 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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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가파른 언덕 아래 멋진 소나무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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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몽아줌씨는 뒤도 안 돌아보고 "삼십육계 줄행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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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소나무 숲의 향.

양양송이는 10월 초면 나오기 시작하니 아직은 때가 조금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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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님이 곱게 휘어진 송림 길에서 짠~~하고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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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무슨 시추에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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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랑 비켜~~저 길을 담아야 하니까 ㅎㅎ

참 고운 길이다. - 오상영상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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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쭉 방방 미인송들이 가득한 길을 달린다.

오래 전, 신앙의 자유를 찾아 걷던 고난의 길이 어느덧 힐링의 길로 변했다.

잠시 길을 멈추고 그 의미를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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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표지판이 변했다.

38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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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도 38 00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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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모테오순례길에서 만난 속초 라이더.

자출사에서도 자전거를 타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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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수려한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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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던 안나 님이 길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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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단풍이 단풍이.. 자기를 못 가게 잡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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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자연은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위안이다.

그것은 사람들과의 밀고 당기는 탐색과는 달리 온통 덧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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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순례길 종착점인 명지리 이어지는 내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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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고르 님이 배롱나무(백일홍/한여름 백 일 동안 붉은 꽃을 피우는 나무)가 피어난 길가에서 우릴 기다린다.

아니, 이제 구십오 일째 피어난 배롱나무꽃의 화려함이 아쉬운 모양이다.

딩동댕 지난 여름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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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리 안골마을 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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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맑은 못)리 이름처럼 맑은 물이 졸졸 흐른다.

물속에 빠진 알밤들은 샤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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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안골마을을 벗어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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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디모테오순례길 작별을 고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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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38숨길 따라 동해바다를 향하여 달려갈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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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리로 넘어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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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경사가 겁나게 빡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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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한고비 넘어서니 다시 다가서는 매정한 업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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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의 정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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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다운

시고르 님 한 마디...'대치리'(大峙里/큰 고개가 있는 마을)라 할 때부터 알아봤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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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파여진 마을로 내려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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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 황금들녘 우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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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코앞이다.

벼들이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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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리 동으로는 임재, 서로는 희묵재, 남으로는 직시재 그나마 다행인 것이 북쪽 귀골재 방향으로 하천이 겨우 빠져나간다. 

하마터면 커다란 호수가 형성될 지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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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38숨길도 종반으로 달려간다. 종착점인 38선휴게소까지는 불과 4.4, km 밖에 안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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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넘으면 38평화마을인 '잔교리'다.

대치리ㅎ 역시 만만치 않은 고개 하나가 우리 앞에 턱하니 버티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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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고개 정상(임재로 추정 됨)은 참 아름답다.

상록수림과 활엽수림이 적당히 혼재되어 있는 그런...

가을이 깊으면 푸른 소나무 사이사이에 붉게 물든 단풍들은 절묘한 대비를 보여준다.

 

온통 빨강보다 환상의 배색의 어울림이 더 마음에 와 닿을 때가 있다.

그 순간은 마치 개인사 영욕의 무상함을 동시해 말해주는 듯, 푸르고.. 붉고...   <계속>

작성자 :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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