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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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2/12

관리자 0 7607 0
9/18/16 (일요일 Day -4: Lisbon – Fatima)

 

portugal Fatima

 

일어나 우선 짐을 싸놓고 나가서 아침을 먹고 들어왔다.  크로쌍, custard tart, orange juice, coffee  쎄트를 주문했는데 3유로도 안된다.  종업원 3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에게서 주문받고, 커피내리고, 써빙하고, 돈받고 하는데 아주 효율적이다.  Yelp에는 이 집이 음식은 좋은데 써비스가 느리다는 불평이 많았는데 그사이 요령을 터득한 모양이다.  포르투갈에서는 일반적으로 써비스가 느리다는 느낌을 받는다.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는데도 한참 걸렸다.  Fatima행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나온 것이 다행이다.

리스본에서 파티마까지는 고속버스로 1시간 30분 걸린다.  길 옆의 밭에는 올리브 나무가 많이 있었다.  파티마는 20세기에 성모님이 발현한 곳의 하나로 순례객이 많아 호텔, 음식점, 기념품 가게가 즐비했다.  그러나 전체 분위기는 차분했다.  관광지 분위기는 아니었다.  

파티마는 1917년 5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매달 13일에 성모님이 세명의 목동 (Lucia 와 그녀의 사촌 동생들) 에게 발현한 곳이다.  마지막 발현날인 10월 13일에는 수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모여 성모님의 발현을 목격했다고 하며 그후 10년 동안 2백만의 순례자가 파티마를 방문했다고 한다.  1930년에 교회로 부터 공식 인정이 되었다.  많은 순례자가 다녀 가는데 특히 5월 13일과 10월 13에는 백만에 가까운 순례자가 찾는다고 한다.

오늘이 일요일이어서인지 사람들이 많았다.  그중 두세명의 순례자가 수백 미터 거리의 광장을  무릎으로 걸어 성당으로 가는 모습이 보였다.  불교, 특히 라마교의 순례자들이 그렇게 하는 모습을 TV에서 본적이 있었지만 기독교 전통에서 그런 순례를 한다는 것은 들어 보지 못했다.  그런데 실제 상황을 목격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 전통에 원래부터 있어 왔던 순례 관행인지 다른 종교의 영향을 받아 새로 생긴 관행인지 모르겠다.  Sanctuary of Our Lady of Fatima 와 Basilica of Rosary  두 성당을 둘러보았다.  Sanctuary의 중앙에 모신 현대적 감각의 예수님상에서 우리안에 함께 인간으로 살아계시는 예수님을 느낄 수 있다고 옆지기가 감탄한다.  호텔로 돌아와 쉬었다가  Basilica에서 하는  6시 30분 미사를 참례하기로 했다. 

일요일 저녁 미사였지만 상당히 많은 사람이 참례했다.  미사후 초를 사서 봉헌했다.  초는 여러가지 크기로 준비되어 있었는데 사람의 신체 부위를 만든 초도 있었다.  처음 접한 나는 약간 거북했는데 아마도 그 신체 부위가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봉헌하도록 만들어진 것 같다.   후에 카미노를 걸으며 다른 성당앞에서도 제공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포르투갈에서는 그런 초를 봉헌하는 것이 보편적인 관행인 것 같다.  옆지기는 그런 초 봉헌의 의미를 신체의 불편한 곳을 모두 주님께 봉헌하여 맡겨서 그 불편함을 일상으로 받아들이며 산다는 뜻으로 생각하고 싶단다. 

이곳은 봉헌하는 초가 너무 많아, 우리도 한몫 했지만,  그 연기가 상당하다.   오늘 오후에 들렸을 때는 봉헌초를 꽂을 자리가 없어 그냥 던져 놓았는지 붉은 화염에 검은 연기가 가득했었다.  환경 보존을 배려한다면 어떤 대체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저녁을 먹으러 성당 뒤쪽으로 가다보니 RV Park가 있는데 상당히 많은 RV 가 주차해 있었다.  성당 바로 뒤에는 캠핑장이 있어 텐트도 여기 저기 있었다.  순례자를 위해 여러 형태의 숙박 시설을 제공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갈리시아 지역에는 Camino Fatima를 걷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카미노 싼티아고가 노란 화살표를 쓰고 카미노 파티마는 파란 화살표를 쓴다.  Porto는 Fatima의 북쪽에 있기 때문에 그곳의 카미노 싼티아고 길에는 두 화살표가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저녁을 먹고 돌아 오는 시간이 밤  9시30분에 시작하는 묵주 기도 시간에 가까워  많은 사람들이 성모님이 발현한 곳에 지은 소성당으로 가고 있었다.  한국인 순례자 그룹의 소리도 들렸다.

9월 19일 (월요일 Day -3:  Fatima – Tomar)

아침에 일어나 성모님 발현을 목격한 목동들이 살던 마을로 가는 길을 걸었다.  2km 정도 되는 거리에 적당한 간격으로 십자가의 길 14처를 만들어 놓았다.  혼자나 부부가 같이 걷거나, 신부님과 함께 노래와 기도를 하며 걷는 구룹들이 보였다.  모두 경건하게 십자가의 길을 걷고 있었다. 

성모님이 발현하기 전에 천사가 나타나 예고를 했다는 곳은 천사와 아이들을 하얀 석상으로 재현해 놓았는데 평화롭고 친근감이 있었다.

목동들이 거짓말 한다고 믿은 그곳 행정관이 8월 13일에는 아이들을 잡아 가두었기 때문에 대신19일에 발현했다는 곳에는 성모님 석상이 세워져 있었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휠체어를 끌어 주며 걷는 이들의 기도와 노래가 평화로운 정적속에 울려 퍼졌다.  

Fatima에서 하루만 잔 것이 너무 아쉬었다.  적어도 두 밤은 지내며 각 성당에서 행하는 미사에 참례하고 소성당의 묵주 기도에도 참석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9월 중순에 예상되지 않은 뜨거운 날씨였는데 옆지기는 오히려 이글거리는 태양아래서 마을을 둘러싼 고요와 평화를 더 강하게 느끼고 성모님의 발현 사실을 저항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한다.

Fatima에서 Tomar까지 가는 버스는 시골길을 지나며 손님이 있는 곳마다 섰다.  가는 길에 마을도 많았다.  포르투갈은 언덕이 많아서인지 마을이 대체로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다.  집을 언덕 비탈에 짓는 경우가 많아서 앞에서 보면 단층이지만 뒤에서 보면 2층인 집이 많다.  그런데 지상층을 대부분 지면보다 조금 높게 지어 현관을 계단으로 올라가게 만들어 놓았다.  언덕이 아닌 평지에 지은 집도 지상층을 지면보다 높게 지어 계단으로 올라가서 입구가 있었다.  나중에 스페인에서도 비탈에 지은 집을 보았는데 계단을 만들어 놓은 집은 거의 볼 수 없었다.  포르투갈의 독특한 주택 양식인 모양이다.

Tomar에 도착해 점심을 먹고 Templar 기사단의 성을 보러 갔다. Templar 기사단 (Knights of Templar) 은 12세기 초에 예루살렘 순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창설되었는데 본부를 예루살렘에 두고 교황청의 보호를 받으며 세력이 급속히 확장되었다고 한다.  유럽과 중동에 많은 지부를 설치하고 십자군 전쟁에 앞장서 참전하고 성지 순례자 보호외에 은행의 역할도 했다고 한다.   귀족들이 재물을 한 지부에 맡기고 신용장을 받아 다른 지부에서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며 막강한 군사력과 재력으로 곳곳에 성과 교회를 세웠었다.   십자군 전쟁의 실패로 예루살렘을 잃자 세력이 약화되었는데 결정적인 몰락은 14세기 초 불란서 국왕 필립 4세가 Templar 기사단에 지은 엄청난 빚을 갚지 않으려는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필립4세는 기사단이 비밀의식에서 배교 행위를 한다고 모함하여 간부들을 처형하였고 자신의 친척인 당시 교황에게 압력을 가해 Templar 기사단을 불법화 하는데 성공하였다.  교황은 기사단원을 모두 체포하고 재산을 몰수하도록 칙령을 내렸다고 한다.

Tomar는 12세기에 포르투갈 Templar 기사단의 첫 총수가 이곳에 본부를 설치하면서 커지기 시작했단다.  14세기 초 Templar 기사단이 교회로 부터 불법화되자 포르투갈 지부는 이름을 그리스도 기사단 (Knights of Christ) 으로 바꾸고 문장도 빨간 십자가안에 흰색을 넣어 정화 (purification)를 상징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를 교황이 받아들여 그리스도 기사단은 19세기 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포르투갈이 해상왕국이 되도록 이끌은 Henry 왕자가 1417년 부터 1460년 까지 기사단 총수로 있으면서 성을 보수했고 그후 16세기에 대대적으로 증축을 하여 언덕위에 위치한 성은 거대한 규모가 되었다.  기사들이 말을 타고 미사를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팔각형 성당, 정원, 식당, 침실, 난방실, 정교한 창문등 매우 인상적이었다.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손색이 없었다.  

저녁은 숙소 옆의 중국집에서 했다.  인구 20,000의 포르투갈 소도시에 중국집이 있는 것도 신기했는데 기대보다 질도 좋았다.  볶음밥과 면 요리는 훌륭했다.  마카오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을 때 중국 사람들이 이런 조그만 도시까지 와서 살게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내일 Porto 로 갈 교통편이 불편하다.  기차를 타면 2-3번 갈아 타야하고 5시간 이상이 걸린다.  버스로 다시 Fatima로 가서 급행을 타는 편이 빠르다.  애초에 리스본에서 먼저 이곳으로 온 다음에 Fatima를 경유하여  Porto로 가도록 계획했어야 했다.  차편을 자세히 알아보지 않은 나의 불찰이다.  Fatima로 돌아가서 Porto로 가기로 했다.

9/20/16 (화요일 Day -2: Tomar – Fatima – Porto)  

Tomar에서 Fatima, 그리고 Fatima에서 Porto 까지의 버스는 순조로이 연결되었다.  Porto에 가까워지니 포도밭이 많아진다.  스페인의 갈리시아 지방에서 집집마다 기르는 케일  galleo도 눈에 많이 띈다.   

Porto는 포르투갈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이다.  시 자체의 인구는 300,000이지만 metropolitan 인구는 250만이다.  12 세기에 포르투갈이 독립할 때 이곳에서 나라의 이름을 땄다고 한다.  Porto는 옛날부터 상업도시였고 포르투갈 해양탐험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포르투갈에는 “돈은 Porto가 벌고, 기도는 Braga가 하고, 공부는 Coimbra가 하고, 걷어 들이기는 Lisbon이 한다.” 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대체로 고지식하고, 그중에서 특히 Porto 사람들은 물어보는 말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 대답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나중에 실제로 그런 경험을 했다.

Porto의 old town은 반경이 2-3km 정도여서 걸어 다니며 볼 수 있다.  이 old town 전체가 UNESCO 세계 문화 유산이다.  우선 세계에서 제일 아름답다고 선전하는 서점을 들렸다.  Harry Porter 소설에 영감을 준 곳으로 알려져 있어서인지 입장료를 3유로나 받는데도 줄을 서서 기다린다.  입장료는 책을 사면 크레딧으로 준단다.  서점은 예쁜 색조와 구조로 되어 있어 독특했다.  입장료 크레딧은 문구나 기념품 구입에는 적용 안 되고 오직 책에만 해당되며 한권에 한사람 입장료만 크레딧을 준다고 한다.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대단한 마켓팅이고 상술이다.

서점을 나와 Clergymen’s Church에 들렸다.  타원형의 성당 내부가 아름다운 곳이다.  성당에 붙어있는 Tower는 높이가 75m로 막힘없이 시내를 볼 수 있어 Porto의 인기있는 관광지이다.  이 성당과 Tower를 지은 건축가는 하느님께 다가가는 아름다운 공간을 만든 공이 인정되어 이 성당에 묻히는 영예를 누렸다 한다.

 

점심은 맥도날드에서 하기로 했다.  맥도날드는 나라마다 지역성을 고려한 메뉴를 개발해서 약간씩 다른 것을 판매한다.  여행중 한번 정도 들려 무엇이 있나 보고 시도해 보는 것도 작은 즐거움이다.  이곳은 주문도 컴퓨터 터치 스크린으로 할 수 있었고 음료수 선택에 맥주나 와인도 있다.  Chicken sandwich도 미국과는 달랐고 Salad dressing도 조그만 일회용 용기에 담아 주었는데 두 모녀가 귀엽다고 즐거워 한다.

Porto의 중앙 기차역은 그 자리에 있던 베네딕트 수도원을 기념하여 Sao Bento 역이라 이름 지어졌다.  내부 벽을 타일로 표현한 포르투갈 독립전쟁 장면이 독특하고 근사했는데 관광객이 승객보다 더 많은것 같았다.

대성당은 언덕위에 성의 역활도 할 수 있도록 지어졌다.  시내와 Douro 강이 잘 보였다.  대성당에서 순례자 패스포드에 도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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