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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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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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9일 (목요일 Day 8: Tui – Redondela)

오늘 예정 구간인 Tui 에서 Redondela 까지는 32km 가 넘는다.  Redondela 까지 걷는 것을 목표로 하긴 했지만 힘들면 중간에서 숙소를 잡기로 했다.  긴 거리를 목표로 했으니 아침 일찍 출발하고 싶어서 7시에 프론트에 내려왔다.  아무도 보이지 않아 몇번 소리쳐 불러 봐도 응답이 없다.  멀리 주방에 인기척이 있어 그쪽으로 가서 불러 보니 그 안에서 프론트 직원이 나온다.  손님이 별로 없어 주방에 가서 노닥거린 모양이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호텔이라서 그럴까?  활기도 없고 손님도 많지 않은것 같고 종업원의 직업 의식도 의심이 간다.  

 호텔을 나오니 아직 어둡다.  이렇게 이른 출발은 처음이다.  어제 눈여겨 보아 두었던 café 에서 아침을 했다.  메뉴에 유기농 건강식이 많았고 실내 장식이나 분위기도 현대적이고 단순했다.  꼭 쌘프란시스코의  yuppie 지역에서 볼 수 있는 café 였다.  커피도 미국식으로 넉넉히 주었다.

포르투갈 길에서 카미노 수료증을 받기 위해 최소한으로 걸어야 하는 거리는 Tui 에서 싼티아고까지이다.  그래서인지 순례자 숫자가 현저히 많아졌다.  어쩌면 잠자리를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곳 스페인 사람들은 순례자들에게 상당히 친절하다.  길을 잘못 들거나 하면  자진해서 가르쳐 준다.  웃으며 인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인사를 해도 웃는 모습을 보기 힘든 포르투갈 사람들과는 대조적이다. 마음은 그렇지 않겠지만 문화가 그럴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내를 나오며 보니 이곳에도 한국의 정자 같은 것이 있었다.  용도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카미노는 숲속으로 흙을 밟고 갈 수 있는 기분 좋은 길이 많다.  작년에 걸은 불란서 길의 마지막 구간들과 상당히 비슷하다.  양쪽 모두 갈리시아 지역이라 지형이 비슷한가 보다.  예전에는 카미노가 Porrino 시의 공장 지역을 지나도록 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새로 외곽지대의 숲길로 가도록 만들어 놓았다.  단지 새 길에는 아직 café 가 없어서 6km 이상을 걸으면서 쉴 곳이 없는 것이 불편했다.  원래의 길에 있는 비지네스가 타격을 많이 받는 모양인지 새로난 길로 들어가는 화살표를 지우고 원래의 길로 가도록 만들어 놓아 혼동이 되기도 했다. 

싼티아고 순례기 II – 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새로난 길로 6km 이상을 걸은후 화장실도 들릴겸 점심을 먹기 위해 원래의 길을 다시 택해서 Porrino 중심가로 들어갔다.   Porrino 는 인구 18,000 의 산업 도시로 화강암 생산을 많이 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분홍색 화강암은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곳의 이름난 건물인 Casa Consistorial 의 외부가 우아해 보였다.

싼티아고 순례기 II – 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갈 길이 아직 많이 남아 점심을 먹고 서둘러 일어났다.  도심을 벗어나자 계속 옥수수 밭이 나온다.  까마귀가 옥수수를 잘 파먹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가끔 보이는 허수아비 (scarecrow) 는 모두 옥수수 밭에 세워져  있다.  허수아비를 보면 가만히 서 있는 놈이 새를 쫓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싶다.  새를 쫓기 보다는 우스꽝스러운 생김새가 사람들 보기 즐거우라고 세워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싼티아고 순례기 II – 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Horreo 도 많이 보인다.  새로 건축한 집에도 설치를 해 놓은 것을 보면 곡물을 저장하는 기능이라기보다는 전통을 지키는 장식용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싼티아고 순례기 II – 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옛날에는 Horreo 의 크기가 그집의 재산 크기를 나타냈다고 한다.  걸으면서 제일 큰 Horreo 를 보았다.  작년 불란서 길에서도 보지 못한 크기였다.

싼티아고 순례기 II – 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23km 를 걸어 알베르게가 있는 Mos 에 도착했는데 아직은 더 걸을 수 있을 것 같아 예정대로 9.5km를 더 걸어 Redondela 까지 가기로 했다.   이곳부터는 235m 언덕을 넘어 계속 내리막 길로 Redondela 까지 가게 된다.  낮은 고도의 비행기를 자주 보게 되어 가까이 공항이 있는가 했더니 Vigo airport 이었다.  Vigo 는 갈리시아 지역에서 제일 인구가 많은 도시이고 경제의 중심지이다.  Camino Portugues 의 해안길이 Vigo 를 거친다.  내려오면서 보이는 Redondela 시가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그림같이 평화롭다.

싼티아고 순례기 II – 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Redondela 를 5km 정도 남기고 싼티아고 까지 90.036km 가 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났다.  이곳 이정표는 1m 단위까지 표시되어 있다.  그런데 싼티아고까지 100km 가 남았다는 상징적 의미가 큰 이정표는 보지 못했다.  작년 불란서 길에는 두곳이나 있어 양쪽에서 모두 사진을 찍었었는데 포르투갈 길은 그런 상징적 이정표에는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싼티아고 순례기 II – 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저녁 6시가 지나도록 계속 걸어 Redondela 에 도착했으니 오늘도 32km 이상을 걸은 셈이다.  작년 불란서 길에서는 한번도 못했던 32km (20 mile) 이상 걷기를 두 번이나 하게 되었다.  오는 도중에 예약한 아파트는 네 명이 잘 수 있도록 거실의 sofa bed 를 아예 잠자리로 만들어 놓았다.  오늘은 아주 편안히 잘 수 있겠다. 

 

가이드 북에는 이곳의 Santiago 성당에서 매일 8시30분에 순례자 미사가 있다고 나와 있어 확인하러 찾아 갔다.  나이 든 몇사람이 묵주 기도를 드리고 있는데 미사는 없는것 같았다.  성당 입구 지붕에 세워 놓은 Santiago 상이 눈에 들어온다.

싼티아고 순례기 II – 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Supermarket에 들려 저녁거리와 와인 그리고 내일 아침 먹을것을 샀다.  오늘 저녁은 숙소에서 파스타와 샐러드를 해서 먹을 것이다.  수퍼와 숙소 사이에 아이들의 운동장이 있었는데 여러가지 운동을 할 수 있고 놀이 기구도 다양하게 마련해 놓았다.  목요일 저녁인데도 마치 이 도시의 아이들이 모두 놀러 나온 것 같다.  무리지어 축구와 여러 가지 운동을 하며 왁짜지껄 활기차게 놀고 있다.  옆의 간이 café 에서는 어른들이 커피나 맥주를 마시고 앉아 있다.  아이와 어른 모두가 제대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9/30/16 (금요일 Day 9:  Redondela – Pontevedra)

 

오늘은 20km 미만의 거리를 걸을 예정이라서 7시까지 잤다.  어제 사다 놓은 과일과 요구르트로 아침을 했다.  어젯밤은 아주 잘 잤는데도 베낭을 꾸리는데 피곤하다.  그동안 쌓인 피로가 이제 나타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걷기 시작 하기전에  café 에 들려 커피와 pastry 를 먹고 나니 기운이 회복되었다. 

 

오늘 카미노에는 150m정도 되는 언덕이 둘이 있다.  높이는 지난 며칠 동안 넘어온 언덕들보다 낮지만 경사가 급해 오히려 힘들었다.  첫째 언덕을 내려오니 노점이 보인다.  카미노에서 노점은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  Café 가 없는 곳에서는 주로 음료와 음식을 팔고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주로 기념품을 판다.  가끔 자기가 만든 기념품을 파는 사람도 있는데 이곳은 주로 상점에서 파는 기념품을 팔고 있었다.  Anne이  이 노점을 Instagram 에서 보았다고 한다.  주인이 젊은 여자인데 자리를 계속 옮겨가며 손님과 사진을 찍어 Instagram에 올린단다.  아닌게 아니라 주인의 차로 보이는 BMW가 옆에 세워져 있다.  노점에는 볼리비아에서 온 두 남자와 아이랜드에서 온 부부가 있어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아일랜드 부부의 남편이 우리 모임이 UN 같다며 반기문은 나보고 하라고 해서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싼티아고 순례기 II – 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Redondela에서 출발해서 8km 정도를 걸으니 Arcade시가 나온다.  Verdugo 강을 건너는 Ponte Sampaio는 묵직한 돌다리에 배인 오랜 연륜의 색조가 건너편 마을의 빨간 지붕과 대조되며 멋이 있었다.  이곳에서 지역 민병대가 나폴레온 군대를 대패시켰다고 한다.  그 승리를 기념하는 비가 다리 끝에 세워져 있었다.

싼티아고 순례기 II – 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카미노는 이제 주택가 언덕길을 따라 올라 가기 시작하는 데 길이 아주 가파르고 좁아서 차가 들어 갈 수 없는 길도 많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건강해야 할 것 같다.  이곳도 언덕에 지은 집들이 많은데 포르투갈과는 다른 것이 앞마당에서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 그냥 현관으로 들어가는 집들이 대부분이다.  포르트갈 집들이 이곳보다는 더 깔끔이 단장되어 있고 정원도 더 잘 가꾸어져 있었던것 같다.  아직까지 카미노에서 똑같이 생긴 집들이 나란히 있는 경우를 본 적이 없었다.  작년 불란서 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똑같은 집들이 나란히 있다는 것은 집 장사가 지은 집일 가능성이 큰데 미국에서는 아주 흔히 접하지만 카미노에서는 오늘 처음 보았다.

싼티아고 순례기 II – 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오늘 카미노에서는 순례자 구경꾼을 만났다.  아주 몫 좋은 곳에 자리잡고 앉아 지나가는 순례자들을 재미있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이 녀석은 지나가는 순례자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싼티아고 순례기 II – 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두번째 언덕을 넘어 내려가니 오늘의 목적지인 Pontevedra 로 내려 가는 카미노 길이 둘로 갈라진다.  교외 주택가를 걷는 것보다는 강변길이 좋다고 가이드 북이 추천을 하여 그 길을 택했더니 이 강은 개천 정도의 크기이다.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에서 강 (rio) 이나 산 (monte) 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곳의 크기는 천차 만별이다.  폭이 몇백 미터가 되는 강이 있는 반면 개천 같은 곳도 강이라 부르며 200m 미만의 조그만 언덕도 산이라고 부른다. 

 

Pontevedra 는 인구 82,000의 군 소재지 같은 곳이다.  순례자 광장 (Praza Peregrina)이 있고 그곳에 우아한 순례자 성당이 있다.  이곳 성당들은 모두 열려있고 기념 도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싼티아고 순례기 II – 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14세기에 지은 성 프란치스코 수도원은 규모도 커 보이고 앞의 광장은 조경이 잘 되어 있었다.

싼티아고 순례기 II – 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이곳에는 성모 발현 (Santuario da Aparacions) 소성당이 있다.  Fatima 에서 성모 발현을 목격한 세 목동중에서 제일 맏이인 Lucia가 수녀가 된 후 학생들을 가르치며 기거하던 곳을 소성당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다.  차분하게 꾸며 놓은 것이 보기 좋았다.

싼티아고 순례기 II – 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주말이어선지 많은 단체 관광객들이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성당들을 돌아 보고 있다.  Basilica de Santa Maria 는 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곳인 것 같았는데 입구의 조각이 아주 정교했다.

싼티아고 순례기 II – 포르투갈 길 (Camino Portugue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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