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 순례길’ 아시아 첫 교황청 승인 순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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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서울 순례길’ 아시아 첫 교황청 승인 순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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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서울 순례길’ 아시아 첫 교황청 승인 순례지로

 

종교를 넘어 모두가 함께 걷다

서울대교구, 2013년 순례길 선포 후 5년만의 쾌거
선포식 맞춰 ‘한국 순례 주간’ 정해 해외 인사 초청
“아시아교회뿐 아니라 세계교회에서도 특별한 의미”

발행일2018-09-16 [제3112호, 1면]

‘천주교 서울 순례길’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 선포를 앞두고 9월 11일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살바토레 피시켈라 대주교, 아시아 지역 가톨릭 종교 지도자들이 ‘천주교 서울 순례길’ 중 광희문순교성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광희문순교성지는 박해시기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 후 버려지거나 묻힌 곳으로 순례길 조성 과정에서 성지의 실체가 드러났다. 사진 정다빈 기자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9월 14일 교황청의 공식 승인을 받은 국제 순례지로 선포됐다.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 선포는 아시아에서는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그 첫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한국교회의 위상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소문 역사공원, 순교성지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교황청 주관부서인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살바토레 피시켈라 대주교, 아시아 13개국 가톨릭 종교지도자 등이 공동집전한 감사미사에 이어 피시켈라 대주교가 천주교 서울 순례길 국제 순례지 선포식을 진행했다.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서울대교구에 프란치스코 교황 축복장을 수여했다.

서울대교구는 국제 순례지 선포식에 맞춰 9월 10~15일을 ‘한국 순례 주간’으로 정하고 아시아 13개국 가톨릭 종교지도자 30여 명과 아시아 9개국 청소년 대표 20여 명을 초청해 아시아 지역 첫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가 된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순례하는 행사를 가졌다.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 선포 요건은 까다롭다. 교구 순례지로 선포되더라도 종교를 넘어 국가적으로도 순례지로 인정받아야 하고 여기에 교회 내적 요건으로 지속적인 순례자의 존재, 순례자들에게 영적 서비스 제공, 사제 상주와 미사 및 고해성사를 통한 성사적 은총 제공 등이 이뤄져야 한다.

천주교 서울 순례길은 염수정 추기경이 2013년 9월 선포한 후 신자들의 끊임없는 순례가 이어졌고 교구 차원의 순례길 홍보와 정비가 계속됐다. 또한 서울시는 물론 순례길 주변 인접 자치구인 중구, 종로구, 용산구, 마포구와 연계해 가톨릭신자들만을 위한 순례길에 머물지 않고 시민 모두가 걷는 순례길로 거듭나면서 교황청이 정한 국제 순례지의 요건을 모두 갖출 수 있었다.

염수정 추기경은 국제 순례지 선포식에 앞서 9월 10일 오후 7시30분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린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 피시켈라 대주교, 아시아 주교단과 만난 자리에서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국제 순례지로 선포하는 것은 한국과 아시아 교회에는 복음화의 기회”라며 “아시아의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순례하고 가까워지면서 하느님 나라 완성을 위해 서로 격려하자”고 말했다. 피시켈라 대주교도 인사말을 통해 “아시아에 새 복음화의 기운이 일어나는 중요한 시기에 국제 순례지로 선포된 천주교 서울 순례길은 아시아 교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교회에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라고 밝혔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천주교 서울 순례길’ 국제 순례지 선포식 실무총괄한 서울 순교자현양위 부위원장 원종현 신부

“더 많은 이들이 찾는 순례지로 발전시켜 나가야”

2013년 ‘서울 순례길’ 첫 선포 이후
정비·홍보에 힘 쏟고 지자체 등과 협약
매년 서소문 순교성지서 미사 봉헌 예정

발행일2018-09-16 [제3112호, 21면]  

 

원종현 신부는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로 선포된 후 신자들에게 긍정적 효과가 되도록 승화시키는 2차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한다.

원종현 신부(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부위원장)는 ‘천주교 서울 순례길’의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 선포 의의에 대해 “1차적으로 한국에도 전 세계 13억 천주교 신자들이 찾는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국제 순례지가 탄생했다는 의미”라며 “그 자체로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원종현 신부는 9월 14일 서울 서소문 역사공원, 순교성지에서 열린 천주교 서울 순례길 국제 순례지 선포식과 이에 맞춰 마련한 9월 10~15일 ‘한국순례주간’ 전체 행사 실무총괄을 맡았다.

원 신부는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로 선포된 것은 한국 시민사회 입장에서 보면 종교 유산도 우리 역사와 문화라는 것, 순례길 인접 자치구인 중구·용산구·마포구·종로구와 연계해 새로운 역사 탐방로가 태어날 수 있다는 것도 뜻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교구는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2013년 9월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선포한 뒤 순례길 정비와 홍보에 힘을 쏟았다.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서울시 및 인접 자치구들과 업무 협력을 강화해 천주교 서울 순례길에 안내문과 표석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계속했다.

최근 8월에는 서울관광재단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시민사회에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교구와 서울시의 협력을 한층 강화했다.

원 신부는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는 쉽게 되는 것이 아니라 교황청이 요구하는 국제 순례지로서의 위상을 갖춰야 한다”며 천주교 서울 순례길은 ▲지속적인 순례자들 존재 ▲순례자들에 대한 영적 서비스 제공 ▲사제 상주와 미사 봉헌 등 성사적 은총 제공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천주교회가 평신도들 스스로에 의해 전래된 것처럼 천주교 서울 순례길도 표석 하나 없던 시절부터 신자들이 스스로의 성화와 성찰을 위해 끊임없이 걸었던 노력이 쌓여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 선포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신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원 신부는 천주교 서울 순례길의 국제 순례지 선포 후의 과제에 대해서는 “선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포 후에 더욱 많은 국내외 신자와 시민들이 찾는 순례지로 만들어야 한다”며 “서울대교구 홍보국과 전산실도 홍보에 나서겠지만 가톨릭신문 등 교계 언론의 역할도 중요한 만큼 적극적으로 보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천주교 서울 순례길 국제 순례지 선포식과 한국순례주간 취재를 위해 필리핀,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6개국 언론사들이 입국했으며 국내 주재 해외 30여 개 미디어 특파원들도 취재에 나섰다.

원 신부는 “한국교회 내 사업과 이슈가 이렇게 국내외 언론의 큰 관심을 받은 사례가 거의 없었을 것”이라며 “신자들에게 긍정적 효과가 되도록 승화시키는 2단계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 순례지 선포의 의미를 살려 내년부터는 매년 103위 성인 시성일인 5월 6일에 서소문 역사공원, 순교성지에서 서울대교구장 주례로 미사를 봉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천주교 서울 순례길’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로 선포…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피시켈라 대주교

“전 세계 신자들이 순례길서 순교의 아름다움 배우길”

‘서울 순례길’ 교회 유산으로 인정
순교자의 피로 이어진 한국교회
신앙 역사 잊지 않고 미래 보길 당부

발행일2018-09-23 [제3113호, 21면]

피시켈라 대주교는 “전 세계 신자들이 서울 순례길을 걸으며 순교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길 바란다”고 당부한다.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교황청 국제 순례지로 선포하는 것은 전 세계 교회에 서울 순례길을 교회의 유산으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또 모든 교회에 서울 순례길을 알리고 순례의 기회를 여는 것이죠. 전 세계 신자들이 서울 순례길을 걸으며 한국의 순교자들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길 기대합니다.”

교황청 새복음화촉진평의회 의장 살바토레 피시켈라 대주교는 9월 14일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하 서울 순례길)을 교황청 승인 국제 순례지로 선포했다. 피시켈라 대주교는 전 세계 신자들이 서울 순례길을 걸으며 순교의 아름다움을 배우고 알게 되길 당부했다.

그는 “인간의 삶이 바로 순례의 여정이기 때문에 순례는 우리가 삶의 길을 찾고 이해하도록 돕는다”면서 “서울 순례길을 걸으면, 한국의 순교성인들이 우리 삶의 길을 열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선포식에 앞선 11일 피시켈라 대주교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해 아시아 주교단과 함께 서울 순례길을 찾았다. 피시켈라 대주교는 서울 순례길 순례 뒤 “만족스럽고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자신의 경당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성화를 걸어놓고 매일 기도하고 있다는 피시켈라 대주교는 “서울 순례길을 걸으며 한국 순교자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특히 아시아의 주교들과 함께 한국의 순교성인들을 기억하는 순례길을 걷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7년 2월 11일 자의교서 「교회의 순례지」를 발표해 전 세계의 성지 관할권을 새복음화촉진평의회에 일임했다. 순례길을 걷는 것 자체가 새로운 복음화와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피시켈라 대주교는 “서울 순례길을 통해 두 가지 복음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서 “신자들에게는 신앙 증거의 중요성을 전하고, 비신자들에게는 우리가 신앙을 위해 목숨도 내어놓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신앙의 중요성이 어떤 의미인지 알려준다”고 말했다.

피시켈라 대주교는 한국의 신자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서울 순례길을 걸을 것을 당부했다. 서울 순례길을 통해 우리가 신앙을 기억하고 신앙의 역사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시켈라 대주교는 “한국 신자들이 순교자의 피로 이어진 한국교회의 역사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서울 순례길을 걸으며 지나간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미래를 바라볼 용기를 얻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 순례길의 국제 순례지 선포를 계기로 신자들이 새복음화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게 되길 바랐다. 피시켈라 대주교는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이 세상에 그리스도의 현존을 보여줘야 하는 큰 사명을 받았다”면서 “오늘날 이 세상에서 항상 복음과 일치하도록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예수를 만나는 순간 우리의 삶은 바뀌지요. 바로 행복한 삶으로요. 서울 순례길을 걸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순례길에서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사랑을 이 세상에서 충실히 증거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길 바랍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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