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모 신부의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9) 부활 신앙으로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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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웅모 신부의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9) 부활 신앙으로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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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웅모 신부의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9) 부활 신앙으로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

아들 앞세운 어머니의 참담한 고통 담아
예수님 시신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 모습 표현
클뤼니 박물관에 전시

 

발행일 2011-07-10 [제2754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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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에타 상, 돌 위에 채색, 1390년-1395년경, 클뤼니 박물관, 파리, 프랑스.
파리의 중심가에 있는 클뤼니 박물관에는 뛰어난 교회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 가운데 작은 유리 상자 안에 있는 작은 ‘피에타 상’이 관람객들의 걸음을 멈추게 한다. 원래 ‘피에타’ (Pieta`)는 ‘연민’이나 ‘경건한 마음’을 뜻한다. 그리스도교 미술에서 피에타 상은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둔 아들 예수의 시신을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를 표현한 것이다. 피에타 상은 1300년경부터 독일에서 만들어졌고 1400년경부터는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여러 지역에서 제작되었다. 피에타 상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러운 주제, 즉 아들을 앞서 보내며 슬픔을 삭여야 하는 어머니의 참담한 고통을 담고 있다.

성모 마리아는 무릎 위에 놓인 아들 예수의 시신을 바라보고 있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시면서도 천상에 있는 하느님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하늘로 얼굴을 돌리고 있다. 예수님의 가슴에서 흘러내리는 피는 그분이 인류의 죄를 씻어 주기 위한 희생 제물이 되셨다는 것을 나타낸다. 성모님은 예수님의 희생과 죽음에 담긴 깊은 뜻을 헤아리려는 듯, 한쪽 손을 가슴에 대고 있지만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여 있다. 

클뤼니 박물관내 수많은 작품 가운데서도 이 작은 피에타 상은 내 발걸음을 오랫동안 붙잡아 두었다. 이 피에타 상 앞에서 그동안 사목하며 만났던 많은 사람을 생각하였다. 사람은 누구나 가슴 안에 이런저런 아픔을 담은 채 살아간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그 평온함 뒤에 자리 잡은 고통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삶의 아픔과 고통으로부터 전적으로 벗어나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는 집안에서 혼자 세례를 받고 열심히 대학 생활과 봉사활동을 하던 모범 학생이었다. 그러나 건강했던 그 청년은 병고에 시달리던 끝에 사랑하는 가족을 남겨 두고 홀연히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다. 남아 있던 부모와 누이동생 등 가족들의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후 가족들은 모두 세례성사를 받고 하느님께 대한 신앙으로 그 힘든 나날을 조금씩 극복하며 살았다. 어머니는 본당 노인대학에서 봉사하며 아들을 잃은 슬픔을 잊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것도 쉽지 않았다. 그의 마음 안에는 먼저 떠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언제나 가득 자리 잡고 있었다. 

아들이 떠난 지 몇 년 후에 그 어머니도 병고에 시달려 몸은 점점 더 쇠약해지셨다. 병자성사를 주기 위해 방문했을 때 그는 신앙 가득한 눈빛으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사랑하는 아들 덕분에 우리 가족은 모두 하느님 아버지를 믿게 되었어요. 하느님께 대한 신앙은 사랑하는 아들이 우리 가족에게 남겨 준 마지막 선물이었지요. 그 선물을 통해서 이 세상의 삶이 다한 다음에 또 다른 하느님 나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 세상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하느님 나라에는 그리운 아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지요.” 

아들 예수님의 시신을 바라보며 슬픔을 속으로 삭이는 성모 마리아 뒤편의 창문으로부터 한 줄기 빛이 비치고 있다. 그 빛은 하느님과 인간을 철저히 사랑하셨던 예수님의 삶이 십자가의 죽음으로 막을 내린 것이 아니라 인류 구원을 위한 새로운 장이 되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하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죽음을 물리치시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 모두에게 부활 신앙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해 주셨다. 이 부활 신앙으로 우리는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 병자성사를 받고 며칠 후에 하느님 품에 안긴 그 부인은 이제 천상에서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 노닐며 이 세상에 남아 있는 가족을 그리워하며 지낼 것이다. 머지않아 모든 가족이 다시 만나 정담을 나눌 그날을 기다리며 하느님 안에서 영원히 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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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성모 마리아의 얼굴(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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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수님의 얼굴(부분).

정웅모 신부 (서울 장안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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