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모 신부의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32) 봄의 정원에는 하느님의 웃음이 가득하고
관리자
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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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4 12:53
정웅모 신부의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32) 봄의 정원에는 하느님의 웃음이 가득하고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오신다
부활하신 주님과 이를 지켜보며
놀란 경비병 표현한 ‘예수 부활상’
영원한 생명 동참 염원으로 제작
▲ 제르망 필롱(Germain Pilon, 1540~1590), ‘예수부활’, 1572년, 대리석, 루브르 박물관, 파리, 프랑스.
현재 ‘예수 부활상’은 루브르 박물관 실내의 넓은 공간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원래 이 조각상은 파리 근교의 생드니(Saint-Denis)에 있던 헨리 2세의 무덤 경당을 장식했던 것이다. 당시에는 귀족뿐 아니라 서민들도 예수 부활상을 즐겨 제작해 무덤 경당이나 무덤을 장식하였다. 이 같은 장식을 통해 무덤의 주인공도 주님처럼 부활해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동참하기를 바랐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이 ‘예수 부활상’도 사람들의 이런 염원이 모아져서 제작됐다.
주님의 부활은 하느님과 이웃을 철저하게 사랑했던 예수님의 삶이 십자가 위에서 실패한 듯이 보였지만 부활을 통해서 그분의 삶이 승리했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려 주었다. 즉 예수님께서 선포하며 실천하셨던 진리는 거짓보다 강하고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주님의 부활은 예수님처럼 누구나 진리를 따라 사랑을 실천하면 죽더라도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 예수부활 부분.
나비와 벌이 찾아오기 전에 먼저 신자들이 작은 화단에 핀 꽃과 장독대를 바라보며 즐거워했다. 부활대축일 미사 후에는 할머니 한 분이 정원을 가리키며 “신부님, 저 꽃들을 보세요. 하느님이 활짝 웃고 있는 것 같아요”라며 미소 지으셨다. 지난 주일에는 여러 신자 가족들이 화단에 핀 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며 즐거워했다. 나도 신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봄날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지금 성당의 정원에는 벚꽃과 살구꽃이 활짝 피어 신자들과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있다. 겨우내 죽은 것처럼 보이던 그 메마른 가지에서 순식간에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마리아 정원을 작은 천국의 정원으로 변화시켜 주었다. 앙상하던 나뭇가지를 보면 예수님의 죽음이 생각나고 그 나뭇가지에서 핀 꽃을 보면 주님의 부활이 생각난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당신의 작품인 수많은 창조물을 통하여 생명의 소중함 강인함, 아름다움과 영원함을 전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