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사랑 외치며 500㎞ 도보순례, 정연환씨, 1㎞마다 100원씩 생명사랑운동 후원
정연환씨, 1㎞마다 100원씩 생명사랑운동 후원
배낭에 ‘생명사랑운동’ 깃발을 꽂고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부산 남천성당까지 18일 동안 500㎞ 도보순례를 한 순례자가 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의 반은 더 걸은 셈이다.
정연환(빅토리노, 70, 대구대교구 신녕본당, 관덕정순교기념관 윤일회 회장, 사진)씨는 8월 15일부터 9월 1일까지 교구의 생명사랑운동을 후원하고, 고인이 된 어머니에게 저지른 잘못에 대해 속죄하기 위해 대장정에 나섰다. 그의 나이 일흔이다.
“걷는 동안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이 나이에 하느님이 건강을 주신 것도 감사하고, 다른 이를 위해 걸을 수 있다는 건 참으로 기쁜 일이었습니다.”
대구대교구가 진행하는 생명사랑운동은 교구민 중 셋째 자녀를 출산한 가정에 출산 지원금과 고교 및 대학 입학 시 학자금을 지원하는 캠페인이다. 정씨는 혼인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출산율이 떨어지는 한국 사회를 걱정하며 한 걸음씩 뗐다. 그는 1㎞를 걸을 때마다 100원씩 후원하는 방식으로, 생명사랑운동 기금도 모았다.
정씨는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져 아들 세대까지는 괜찮을지 몰라도 손주 세대는 어찌 될지 걱정된다”면서 생명사랑운동이 확산되기를 기원했다.
서울에서 시작해 과천-안양-수원-평택-천안-대전-추풍령-김천-왜관-대구-청도-밀양-삼랑진-물금-양산-부산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밟은 정씨는 중간에 발톱이 2개나 빠지고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그러나 도보순례 여정에 가족과 친구들이 동행해 줬고, 물과 음식을 대접해 준 따뜻한 이웃들도 만났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도 만나 격려를 받았다.
정씨는 지난해 10월 인천 아라뱃길에서 부산 낙동강까지 633㎞를 자전거로 완주한 후, 성금 460여만 원을 생명사랑 기금으로 기부한 바 있다.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