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차 옥천성당, 부소담악, 대청호, 계족산
지난 주 까지 사순절이 끝나고 성주간이 시작된 4월 세째주 20170412(수) 아침 5시 알람 소리에 일어나 17차 순례길과 겸하여 벚꽃 마중길을 서울역에서 부산행 무궁화 07:20차로 출발 한다.
09:30분 옥천역에 도착하여 일행 2명을 추가하여 모두 9명이 만나서 다른 분들은 식사할 장소로 이동하고, 나만 옥천성당을 향하여 달린다.
옥천성당은 옥천역에서 가까운 자전거로 3분, 880m 거리에 위치 하고 있다.
좀 덜 가파른 우측 언덕으로 오르니 어린이집이 나온다. 성당을 한 바퀴 돌아서 좌측언덕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감곡 본당에 이어 청주교구 내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오래된 본당이다.
옥천(沃川) 지방 최초의 선교는 감곡(甘谷) 본당 부이용(Bouillon, 任加彌) 신부에 의해서 이루어졌으며,
1900-1901년 말 감곡 본당 교세 통계표에 의하면 옥천군 장사리(長沙里)에는 신자수가 40여 명인 개경지 공소가 있었다.
안정적인 선교 활동의 결과 신자수가 꾸준히 증가하자 1903년 공주 본당 2대 주임 파스키에(P. Pasquier, 朱若瑟) 신부는 옥천 공소를 설립하였으며, 이듬해 경부선이 개통되면서 옥천 지역이 교통의 요지로 점차 주목받게 되자 본당 설립을 계획하게 되었다.
양지바른 남서쪽 잔디 정원에 위치한 성모상
1906년 교구에서는 옥천 공소를 본당으로 승격하면서 초대 주임으로 홍병철(洪秉喆) 루카 신부를 임명하였다.
1909년 옥천읍 이문동(里門洞)에 20평 규모의 성당을 완공하였다. 이와 함께 홍병철 신부는 본당 소유의 토지를 경작하는 소작인들을 대상으로 전교 활동을 펼쳤는데, 이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1953년 9월부터 메리놀 외방전교회가 충청북도 지역을 담당하게 됨에 따라, 8대 주임으로 메리놀회 소속의 페티프렌(R. Petipren, 邊聖行) 신부가 부임하였다. 1956년 4월 24일 페티프렌 신부는 옥천읍에서 가장 큰 건물인 100여 평의 성당을 완공하고 봉헌식을 거행하였으며, 본당 신자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성모의원’(나환우 진료소)과 ‘천당의 문’ 양로원을 설립하였다.
12대 주임으로 부임한 호프만(V. Hoffman, 河) 신부는 1964년에 성모의원이 점차 발전함에 따라 2층 병원(512평)을 신축하였으며, 나환우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치료함으로서 범위를 확대하였다. 1972년 4월 ‘천당의 문’ 양로원은 청주 경로 수녀회 성심원과 합병되었다.
19대 주임 류한영(柳漢永) 베드로 신부는 1991년 11월 일자형의 건물을 열십자형으로 증 · 개축하면서 110평을 늘렸으며, 모임 장소로 이용할 강당(60평)도 마련하였다.
1940년대 충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건축된 성당이며 다른 성당 건축의 전형이 되었으므로 2002년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7호로 등록되었고,
2017년 현재 111주년을 맞은 옥천 성당은 옥천이 낳은 서정 시인 ‘향수’로 유명한 정지용 프란치스코의 고향이다.
1906년 본당으로 설정되어 충북 남부 3군과 청주 · 대전 교회, 특히 대전 본당(현 대흥동 주교좌본당)의 모태가 된 옥천 본당이다.
아침 햇살에 유난히 빛나는 종탑은 1956년 프랑스에서 도입한 것으로 소리가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있다. 이름 아침에 110년의 역사를 지닌 옥천 성당이 마치 고향 들녁의 수채화 처럼 느껴지는 것은 내 친구의 조부이신 정지용 시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6.25 전쟁중 공산군에 끌려가다 동두천 어느 학교에서 미군 비행기의 폭격에 의해 유명을 달리 했다는 증언이 1986년에 확인 되기 이전까지는 월북시인으로 잘못알려져서 친인척들이 많은 불이익을 당했다.
3년 전에 옥천 향수길을 자전거로 투어 할 때에 들렀던 지용문학관과 생가를 다녀왔던 기억과 이 달 24일까지 국내에서 전시회를 하기 위해 내한하여 몇 일전에 만났던 재불예총 초대회장 정택영 친구도 아마 이 성당의 종소리를 듣고 어린 시절을 옥천에서 성장했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 더욱 정감이 든다.
정택영 전시회 기사(연합뉴스)
「향수(鄕愁)」 전문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활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傳說)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의와
아무러치도 않고 여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안해가
따가운 해ㅅ살을 등에지고 이삭 줏던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집웅,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 도란거리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성당 옆마당 풍경. 넓은 잔디 광장 주위로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다.
1996년 축복식을 갖고 개원한 소화 어린이집이 소나무 동산 뒤쪽으로 보인다.
낮은 천장과 긴 평면 구조를 갖고 있는 성당 내부 모습,
제대 옆으로는 1991년 라틴 십자형으로 증축한 공간이 있고, 그 한 편에 유물 전시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옥천에 오면 꼭 둘러보고 가야 할 곳이 지용문학관과 가까이 있는 육영수여사 생가이다.
아점을 먹기 위해 식당에 가서 기다리고 있는 일행들 때문에 성체조배를 잠깐 하고 서둘러 식사장소로 이동한다.
서울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올갱이 아욱국으로 식사를 마치고 오늘 벚꽃 투어코스를 살펴본 후 이지당 쪽으로 페달링을 한다.
이지당 건너편 다리 뒤쪽 옥각길에도 벚꽃 가로수가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오른쪽 개천가에 위치한 이지당을 처다보며 다리를 건너 자전거 길을 포기하고, 마을 안쪽 언덕 임도로 올라간다.
이지당은 옥천군 군북면 이백리에 있는 조선 중기의 서당으로 충북 유형문화재 제42호,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 송시열과 조헌이 지방의 영재를 모아 강론하여 많은 인재를 배출한 곳이다.
힘든 오르막이 있는 만큼 내리막은 보상이 따르는게 자전거 라이딩이고 인생이다.
다운힐을 즐기다 보니 이번 코스의 백미인 환평리와 추소리 사이에 있는 대청호의 한 줄기인 소옥천의 부소담악(추소정)이 우측 언덕 아래에 나타난다.
위성 사진을 보면 A 글자 위치의 약간 위쪽에 있는 정자가 추소정이다.
대청호가 생기기 전 이곳은 감입곡류를 하던 소옥천의 한 구간이었으나, 하도가 물에 잠겨 특이한 지형이 만들어지면서 부소담악이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다. 부소담악의 어원을 찾아 조합해 보면, “이곳의 풍수형국이 연화부소형이라 마을 이름이 부소무니인데, 부소무니 앞 물 위에 떠 있는 산이라 해서 부소담악이라 한다.”는 것이다.
부소담악의 한자도 赴召潭岳, 芙沼潭岳 등 각기 다르고, 과연 이 이야기가 맞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전체 길이 700m, 너비 20m, 높이 40~90m의 기다란 산각은 흔치 않은 암벽은 절경임에 분명하다.
우리는 호수 위에 떠 있는 병풍바위, 부소담악의 아름다운 절경 감상을 위해 안내하는 늘푸른님을 따라 도로변에 자전거를 파킹하고 20여분 정도 환산의 산등성이를 따라 올라간다. 자전거를 타다가 등산을 한셈이다. 고생 끝에 낙이 있다고 했잖은가!
도로변에서 보는 부소담악과 산등성이에 올라 내려다 보는 부소담악은 확연히 다르다. 한 마디로 "환상"적인 절경이다.
위 사진은 추소정 건너편에서 누군가가 촬영한 사진이다.
우린 이제 좀 더 가까이에서 부소담악을 즐겨보기 위해 추소정으로 달려간다.
우암 송시열이 소금강이라 예찬한 추소팔경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절경이 추소정, 대청댐이 준공되면서 산 일부가 물에 잠겨 물 위에 바위병풍을 둘러놓은 듯한 풍경이 나타났고, 부소담악의 장관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추소정이니 강추한다.
정자에 오르면 용이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형상이 선명하게 보인다.
추소정을 뒤로 하고 못내 아쉬워 하며 돌아나오는 테크 길 위에서 단체 사진을 한 컷 ...
다시 나즈막한 언덕길이 나오지만 차량 통행이 없고 산과 대청호 주변에는 벚꽃과 연초록 봄을 느끼기에는 너무 좋다.
계속 이어지는 벚꽃 길 ... 누가 하동 벚꽃길이 천하제일이라 했던가!
비록 도로는 좁지만 자전거와 자동차 행락객이 서로 양보를 하면서 즐기를 벚꽃길 ~~
환산로와 비야대정로, 회남로를 따라 대청호 수변길을 마음껏 즐기면서 달린다.
주변 식당 마다 벚꽃 상춘객들의 자동차가 많이 주차되어 있다.
점심을 먹으려면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좀더 시장끼를 부풀려서 ... 더 달려서
벚꽃길을 더 즐기면서 달려 달려~~ 충암 김정선생묘소 앞에서 동네 부녀회가 임시로 운영하는 천막에 앉아 잔치국수와 도토리전으로 이 동네 막걸리 한 잔을 더하여 자연 맛을 들이킨다. 이런 맛이 꿀 맛이다 할 것이다.
충청도 요골마을 아짐씨들의 구수한 사투리와 인심이 우릴 붙들지만 갈 길이 멀어 작별 인사를 나누고 신상교를 건너 ~~계속 이어지는 벚꽃길~~
동명초등학교 앞을 지나 애미골 우측에 있는 우측 테크길로 진입하여 대청호 포토포인트, 이번 코스의 두번째 백미길을 따라 호수가로 달린다.
호수가 임도 .... 우리가 도착한 곳은 아래 위성 사진의 적색 선이 위치한 돌출부이다.
한 눈에 들어오는 남북으로 펼쳐진 대청호를 마음껏 둘러 볼 수 있다.
지금껏 운영하던 요식업을 정리하고 부부가 함께 자전거로 전국 여행을 하다가 안동에서 늘푸른님의 이번 벚꽃코스 공지를 보고 달려와 옥천역에서 합류한 엄지님이 밝은 표정으로 맑은 공기와 호수의 풍광을 마음껏 즐기며 행복해 하는 ...
비만 측정 나무에 올라 앉아서 표준 몸매 자랑도 뽐내고 있다.
호수가를 빠져나와 대청호수로 585번길의 오르막을 달리며 ~
늘푸른님의 구수한 창소리에 추임새를 넣으며 힘든 줄도 모르고 ~~~
어느새 계족산 임도 초입에 도착하여 마지막 전열을 정비하며 목을 축인다.
오르락 내리락 계족산 임도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는 딱이다.
계족산성 역사공원 삼거리에 이르러 마지막 휴식을 하며 끝 없는 벚꽃과 코스의 행복감을 서로 서로 담소를 나눈다.
저절로 힐링이 되는 코스 ~~~ 아무리 아름 다운 길이라도 가야 할 때가 있음을 새삼 실감하는 시간이다.
계족산 임도를 돌아 내려오면서 뒤돌아 보니 우리가 지나왔던 길은 온통 하얀 벚꽃으로 ~~~ 와~~~ 탄성이 절로 나오고
벚꽃길을 마음껏 즐기는 ~~~행복한 시간이다.
계족산 임도를 벗어나 대청호수로를 진입하여 삼정골을 내려오니 금강이 보인다.
마지막 숨을 돌린 후 신탄진역을 향하여 금강변 자전길을 즐기면서 호흡을 고른다.
신탄진네거리 근처에 있는 순대국밥집에서 이른 저녁을 해결하고 ~~
부부팀은 다시 옥천역 하행선을 타고, 상경팀은 신탄진역 플랫폼에서 오늘 라이딩의 행복감에 취하여 거만한 폼으로 마지막 촬영을 ~~
20시30분에 용산역에 도착하니 오늘의 옥천성당 순례와 부소담악, 대청호, 계족산에 이르는 벚꽃 라이딩은 다시 보고 싶지 않을, 벚꽃에 눈이 짖무르도록, 달달한 공기와 바람, 푸른 하늘과 연초록 새옷을 둘러입은 대청호 여인을 한 껏 즐기는 축복 받은 하루였다.
주님께 감사드리고, 경로 잘 설계해 주신 늘푸른님과 함께한 벗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오늘도 함께해준 애마 자바접이식 자전거 너도 고맙구나 !!!
상단 첨부 : 성지순례17차 -옥천성당-부소담악-계족산 GPX파일
※ 경로 지도 보기 : https://www.komoot.com/tour/282991983?ref=w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