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자샹성당 복원된 은이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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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진자샹성당 복원된 은이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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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쉼터] 중국 진자샹성당 복원된 은이성지를 가다


김대건 신부 사제품 받았던 성당… 그 모습 그대로

 


- 진자샹성당의 복원으로 은이성지는 성 김대건 신부의 세례성사와 성품성사를 동시에 기념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사진은 김대건 성인의 세례터에 세워진 조형물. 왼편으로 진자샹성당을 복원한 성지의 새 성당이 보인다.


- 은이성지 새 성당 내부 전경. 진자샹성당을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


성인이 세례 받았던 곳에 세워진 성당
증축 흔적까지… 옛 모습 그대로 복원
제대 오른편에 성인 유해 일부 안치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남곡리에서 옛길을 따라 2㎞ 가량 거슬러 올라가니, 산과 나무에 안긴 듯 온통 초록으로 뒤덮인 공간이 펼쳐진다. 초록 나무 사이로 새하얀 성당이 보인다. 바로 9월 24일 봉헌된 은이성지(전담 양형권 신부)의 새 성당이다.


김대건 신부의 신앙 담긴 ‘은이성지’

‘은이’(隱里), 숨겨진 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곳이다. 박해를 피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숨어들던 신앙선조들은 이곳에서도 교우촌을 이뤘다. 특히 이곳에는 김대건 신부의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이 짙게 남아있다.

주차장을 지나 성당을 향하던 길에 철로 된 조형물이 나타났다. 물방울과 성령의 불을 연상시키는 조형물 안에는 한 사제가 무릎 꿇은 소년에게 세례를 주는 모습이 담겨있다. 바로 김대건 성인의 세례성사를 기념하는 내용이다. 이 조형물이 세워진 자리 인근이 바로 성인이 세례를 받았던 은이공소가 있던 자리다. 성인은 이곳에서 세례를 받고 신학생으로 선발돼 중국으로 떠났다.

성인이 그리스도인으로 다시 태어난 중요한 자리지만, 불과 4년여 전만 해도 이 자리에는 한 공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2013년 7월 이 자리를 매입할 수 있었고, 그동안 교통, 환경 영향평가 제약 등으로 지연되던 새 성당 건축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진자샹성당을 복원한 성당

성당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성당 외관이 독특하다. 건물 하나만으로도 중국에 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정문 앞에는 ‘천주당’(天主堂)이라는 한자가 금박으로 새겨져 있고, 지붕에도 우리가 흔히 보던 기와와는 달리 중국에서 사용하는 기와가 올라가 있다. 1845년 김대건 성인이 페레올 주교에게 사제품을 받았던 성당. 당시 중국 난징교구의 주교좌성당이었던 중국 상하이의 진자샹(金家巷)성당를 원형 그대로 복원한 덕분이다.

진자샹성당은 2001년 상하이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중국에서는 이미 철거됐다. 수원교구는 김대건 성인이 서품을 받은 이 성당이 철거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주교회의의 승인을 거쳐 진자샹성당을 은이성지에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세례를 받고, 신학생으로 선발됐던 곳, 귀국 후 사목하다 체포 전에 마지막 미사를 드렸던 곳, 그리고 순교 후에 성인의 유해를 옮겨간 길목인 은이성지. 이곳에 성인의 서품식이 거행됐던 성당을 옮긴 것이다.

- 제대 오른편의 김대건 성인 유해함.


성당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은은하게 나무내음이 났다. 김정신 교수(스테파노·단국대 건축학과)를 중심으로 한 전문가들은 정밀하게 실측한 도면을 바탕으로 성당을 복원했다. 중국 전통 건축양식 그대로였다. 지붕을 받치고 있는 기둥도 대들보도 모두 나무로 지어 올렸다. 심지어 원형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옛 진자샹성당이 증축했던 흔적까지도 복원했다.

건축면적 540㎡, 지상 1층 규모의 성당은 아담한 분위기도 자아낸다. 실제로 220명만이 앉을 수 있는 크기다. 복원 전 많은 순례자들이 앉을 수 있도록 넓히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복원의 의미를 살려 최대한 똑같이 만들기로 했다.


성인을 기리고 기도하는 공간

제대에 가까이 가니 다른 기둥과 색이 다른 기둥이 눈에 들어왔다. 어두운 빛깔의 작은 흠집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이 기둥은 중국 진자샹성당이 세워질 당시부터 성당을 떠받치고 있었다.

수원교구는 진자샹성당 철거 당시 성당의 기둥을 비롯한 철거부재를 가져왔다. 낡은 자재인 만큼 철거부재만으로 건축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복원의 상징성을 담아 기둥 4개와 대들보 2개, 동자주(童子柱) 1개를 그대로 사용했다. 이 기둥들은 성인이 서품을 받던 그 당시 그 시간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성인이 서품 받던 날에도 서있었던 이 기둥들에는 어쩌면 성인의 손길이 닿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미 성당에서는 여러 명의 신자들이 제대를 바라보면서 기도하고 있었다. 나무로 제작된 제대도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에 중국에서 사용하던 제대의 모습을 고증해 만들었다. 제대 오른편에는 김대건 성인의 유해 일부도 안치해 성인을 기억하고 전구를 청하기에 좋은 기도 공간이다.

- 새 성당과 함께 세워진 김대건 기념관에서는 성인의 생애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성인의 삶을 한눈에 ‘김대건 기념관’

성당 오른편에는 ‘김대건 기념관’이 자리한다.

성지 성당과 함께 마련된 기념관은 중국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던 성당과 달리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살려 지었다. 기념관은 성인의 생애와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기획, 운영된다. 성인의 생애를 단계별로 정리하고 관련된 유물들을 전시한 점이 특징이다. 성인의 탄생과 성장, 서품, 입국, 사목, 순교에 이르는 장면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한국·중국·필리핀에 걸친 성인의 활동여정도 전시했다.

은이성지에서 김대건 성인을 묵상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더 있다. 삼덕고개를 도보순례하는 것이다. 은이성지에서 미리내성지를 잇는 신덕·망덕·애덕 고개로, 김대건 성인이 사목하면서 넘나들던 고개다. 또 순교 후에는 성인의 유해를 미리내성지까지 옮겨 간 길이었다.
 

[가톨릭신문, 2016년 10월 2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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