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 124위 순교지를 가다 황새바위

Pilgrimage News 성지순례 뉴스
홈 > Knowledges > Pilgrimage News
Pilgrimage News

복자 124위 순교지를 가다 <15>황새바위

관리자 0 2236 0

복자 이승국·김원중 등 337명이 신앙 증거

 

3232235521_EvorD7cu_9e229aed40146e321f9639ed3f8d46c88b9e66fd.jpg
▲ 부활 광장에 있는 자연석 제대.




공주 나들목 교차로에서 공주 방면으로 나와 백제큰다리를 건너면 제민천과 금강의 합류 지점에 도착한다. 제민천을 거꾸로 따라 올라가다 보면 공주교육지원청 맞은편에 황새바위 성지가 있다.

황새바위 성지는 예수님의 죽음을 묵상하는 순교자 광장과 부활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부활 광장으로 이뤄져 있다. 성지순례를 통해 예수님 일생을 묵상할 수 있다.

성지 초입에서는 예수 성심상이 두 팔을 벌려 순례객을 맞이한다. 그 옆으로는 성지로 올라가는 돌계단이 놓여 있는데 돌은 조개 모양을 하고 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가리비 이정표를 본딴 것이다. 
 

3232235521_OWM5Ligx_39b338e27415d78b99a8dd7dc1a7334fe21f47ac.jpg
▲ 황새바위 성지 입구는 돌문이다. 입구가 낮아 저절로 고개가 숙여져 거룩한 마음을 갖게 한다.




계단을 오르면 커다란 돌문이 있다. 돌 크기에 비해 입구 폭이 좁고 천정은 낮아 문을 지날 때면 자연히 고개를 숙이게 된다. 그래서 순례객들은 이 문을 ‘천당의 문’, ‘낙타의 바늘귀 문’ 등으로 부른다. 짧은 터널처럼 낮고 좁은 문을 고개 숙여 지나면 거룩한 땅으로의 순례가 시작된다.



죽음의 공간, 순교자 광장


돌문을 지나 처음 만나는 공간은 ‘순교자 광장’. 순교자들의 죽음을 묵상하고 속세의 것을 버리는 공간이다. 이곳에는 순교탑과 무덤 경당, 십자가의 길, 열두 사도를 상징하는 빗돌 12개가 있다.
 

3232235521_P6Cei0j2_371ca797b2a6f1a5b6dca1fde919fa7a6297117f.jpg
▲ 황새바위성지 지도와 순교자




순교탑은 높이 13.8m로 처형 당시 사용되던 칼을 맞대어 놓은 형상이다. 또한 이것은 우리가 속세에서 마주하는 유혹의 칼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 신앙 선조들이 수많은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았듯이 우리도 날카로운 칼처럼 무뎌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이국승 또한 문초 당하는 동안 여러 차례 배교의 유혹을 느꼈다. 하지만 결국 믿음의 은총으로 유혹을 이겨냈다. 그는 최후 진술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0년 동안 천주교 신앙에 깊이 빠져, 이미 고질병같이 되었으니, 비록 형벌을 받아 죽는다고 할지라도 신앙을 지키는 마음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일찍이 충주에서 체포되었을 때에는 혹독한 형벌을 이기지 못해서 ‘마음을 바꾸겠다’는 뜻으로 말하고 석방되었지만, 이는 저의 본마음이 아니었습니다.”



부활의 빛으로


순교자 광장을 나오면 ‘빛의 길’이 이어진다. 빛의 길에는 예수 부활부터 성령 강림까지의 사건을 묵상할 수 있는 14처가 마련돼 있다.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죽음을 이겨내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묵상할 수 있다.

빛의 길 중간에 있는 언덕은 당시 형장 터가 가장 잘 내려다보이는 자리다. 이곳에 성모동산이 있는데 성모님은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며 서 있다. 마치 영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는 순교자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듯하다.

복자 김원중도 믿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을 굳게 믿고 있었다. 그는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모두 주님께서 창조하신 것이오. 자녀들을 잘 보살피고, 죽으나 사나 주님의 명에 순종하다가, 죽은 뒤에 천당에서 서로 만날 수 있도록 합시다. 나는 공덕이 없지만 주님의 도우심만을 믿고 천당에 오르기를 바라고 있으니, 이 세상에서 다시 나를 볼 생각을 하지 마시오.”

빛의 길 양옆으로는 돌담길을 따라 자연석 묵주알이 약 700m 가량 이어진 묵주기도 길이 펼쳐진다. 성지를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면 묵주기도 20단을 바치게 된다. 잠시 무릎을 꿇고 묵주알에 손을 얹어 순교자들을 위한 기도를 올린다.



예수님 통해 깨닫는 순교 의미, 부활 광장

황새바위 성지 가장 위, ‘부활 광장’이 있다. 광장에 들어서기 전 ‘황새바위’라 적힌 커다란 돌비석이 거룩한 부활의 장소임을 알린다. 이곳에 오르면 공산성과 시내 전경이 펼쳐진다. 순교 성지인 동시에 공주의 1400년 역사를 설명할 수 있는 교육의 현장인 셈이다. 
 

3232235521_tZmjQOSv_72c467d3cf660b9afd26fa521eeac16fcc756dc7.jpg
▲ 부활 광장에는 순교자 337명의 명단이 새겨진 돌비석이 세워져있다. 사진은 최상순 신부가 복자 이국승의 이름을 찾아 설명하는 모습.




드넓은 잔디 광장에는 야외성당이 있다. 야외성당의 제대는 널따란 자연석이다. 지금은 사라진 황새바위를 대신하는 듯하다. 황새바위 성지에서는 이곳에 새로운 부활 경당을 세울 계획이다.

더불어 야외성당 아래편에는 십자가 동산도 꾸민다. 순례객들은 이곳에서 자신이 용서하고 싶은 사람, 용서받고 싶은 사람과 화해를 청하는 십자가를 자유롭게 봉헌할 수 있다.

황새바위 성지는 순교성지지만 순교자들의 이름을 찾을 수 있는 곳은 제대 뒤편 돌비석에 조각된 것이 유일하다. 황새바위 성지 전담 최상순 신부는 “순교자들의 순교기는 성지에 오지 않고도 책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면서 “성지순례를 통해 그분들이 삶에서 누구를 만났고 무엇을 깨달았기에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을 수 있었는지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신부는 이어 “순교자들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게 한 것이 무엇인지를 묵상하려면 예수님을 먼저 만나야 한다”며 “이것이 성지순례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글ㆍ사진=백슬기 기자 jdarc@pbc.co.kr 
 

0 Comments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61 · 끝) 페르난도 보테로의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향해서’

댓글 0 | 조회 797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61 · 끝)페르난도보테로의‘제2차바티칸공의회를향해서’20세기교회의변화·쇄신향해담대한발걸음내딛는요한23세-페르난도보테로,‘제2차바티칸공의회를향해서’(1… 더보기
Hot

인기 [세계]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60: 피에트로 카노니카의 베네딕토 15세 교종 기념비

댓글 0 | 조회 768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60)피에트로카노니카의‘베네딕토15세교종기념비’국경 · 민족초월해인류애선물한베네딕토15세교종-피에트로카노니카,‘베네딕토15세교종기념비’(1928년),성…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9) 프리드리히 스팀멜의 ‘하느님의 교회를 인도하는 레오 13세’

댓글 0 | 조회 844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9)프리드리히스팀멜의‘하느님의교회를인도하는레오13세’‘보편적인권’이라는새로운길로교회를이끌다-프리드리히스팀멜,‘하느님의교회를인도하는레오13세’(1903…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8) 루크 필즈의 ‘노숙자 임시 수용소 입소 허가를 기다리는 지원자들’

댓글 0 | 조회 744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 (58)루크필즈의‘노숙자임시수용소입소허가를기다리는지원자들’‘새로운사태’산업화의그늘,추위와굶주림에시달리는빈민들-루크필즈,‘노숙자임시수용소입소허가를기다리는…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7)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댓글 0 | 조회 986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7)밀레의‘이삭줍는여인들’목가적풍경이면에담겨진19세기농민들의팍팍한삶-밀레,‘이삭줍는여인들(LesGlaneuses)’,1857년,오르세미술관,프랑스파리…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6) 무명화가의 삽화 ‘제1차 바티칸 공의회를 소집한 비오 9세 교황’

댓글 0 | 조회 804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6)무명화가의삽화‘제1차바티칸공의회를소집한비오9세교황’세속권력은잃고교황의영적권위를얻은공의회-칼벤징거저,「1873년비오9세교황에관해서」에나오는‘1869…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5) 프란체스코 하예즈의 ‘입맞춤’

댓글 0 | 조회 1,101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5)프란체스코하예즈의‘입맞춤’‘작별키스’에담긴숨은뜻은19세기이탈리아통일의지-프란체스코하예즈,‘키스’(1859년),브레라피나코테크소장,이탈리아밀라노.이…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4) 프란체스코 포데스티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의 선포’

댓글 0 | 조회 869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4) 프란체스코포데스티의‘복되신동정마리아의원죄없으신잉태교의선포’비오9세교황‘원죄없이잉태되신성모교리’반포하다-프란체스코포데스티,‘복되신동정마리아의원죄없…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3) 필립 자크 반 브리의 ‘로마 공회장을 방문하는 그레고리오 16세’

댓글 0 | 조회 808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3) 필립자크반브리의‘로마공회장을방문하는그레고리오16세’로마황제개선문아래극빈촌을찾은교황-필립자크반브리,‘로마공회장을방문하는그레고리오16세’(1832년…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2) 자크 루이 다비드의 ‘나폴레옹의 대관식’

댓글 0 | 조회 874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2) 자크루이다비드의‘나폴레옹의대관식’대관식에서직접왕관을쓰는나폴레옹,교황은허수아비일뿐-자크루이다비드,‘나폴레옹의대관식’(1805~1807년),프랑스루…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1) 조셉 셀레스틴 프랑수아의 ‘1801년의 종교협약 비유’

댓글 0 | 조회 692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1)조셉셀레스틴프랑수아의‘1801년의종교협약비유’프랑스혁명정부의기세에밀려불리한조약을맺는교황청-조셉셀레스틴프랑수아,‘1801년의종교협약비유(Allego…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0) 펠리체 자니의 ‘연맹 축제를 위해 성 베드로 광장에 차려진 조국의 제단’

댓글 0 | 조회 719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0)펠리체자니의‘연맹축제를위해성베드로광장에차려진조국의제단’로마까지삼켜버린프랑스혁명의불길-펠리체자니,‘연맹축제를위해성베드로광장에차려진조국의제단’,179…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49) 자크 루이 다비드의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

댓글 0 | 조회 838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장면](49)자크루이다비드의‘호라티우스형제의맹세’프랑스혁명의폭풍전야에그린로마영웅사,신고전주의를열다-자크루이다비드,‘호라티우스형제의맹세’(1784년),유화,루브르…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48) 자코모 조볼리의 ‘성 빈센트 드 폴의 설교’

댓글 0 | 조회 895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48)자코모조볼리의‘성빈센트드폴의설교’사랑의혁명가,소외된이들에게십자가의빛을비추다-자코모조볼리,‘성빈센트드폴의설교’(1737),룬가라의코르시니궁(Pala…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47) 바치챠의 ‘예수 이름의 승리’

댓글 0 | 조회 834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47)바치챠의‘예수이름의승리’예수님이비추는찬란한황금빛이모두에게-바치챠,‘예수이름의승리’(1685년),예수성당내중앙본당천장,이탈리아로마.트렌토공의회는여러… 더보기
Category
글이 없습니다.
State
  • 현재 접속자 70 명
  • 오늘 방문자 1,774 명
  • 어제 방문자 2,043 명
  • 최대 방문자 5,379 명
  • 전체 방문자 1,660,398 명
  • 전체 게시물 1,336 개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