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45) 피에르 쉬블레라의 ‘환자를 구하는 성 가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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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45) 피에르 쉬블레라의 ‘환자를 구하는 성 가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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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45) 피에르 쉬블레라의 ‘환자를 구하는 성 가밀로’


혼란의 도가니 속에서도 힘있게 병자를 둘러업은 성자

 

 

피에르 쉬블레라, ‘환자를 구하는 성 가밀로’(1746년), 로마, 브라스키궁 소장.

 

 

트렌토 공의회로 교회가 세상 안에서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노선과 방향이 확정되자, 교회의 모든 지체가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실천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위에선 교회 행정에서부터 재정비가 시작되었고, 아래서는 인문주의, 휴머니즘을 실천하는 많은 성인이 나와 ‘성인들의 시대’를 맞이하기에 이르렀다.

 

1500년대 초가 혼돈의 시대였다면, 1500년대 후반은 ‘성인들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시대가 성인을 만든다고 했던가! 어느 시대보다도 많은 성인이 나왔다. 앞서도 언급한 적 있지만, 성 예로니모 에밀리아니, 성녀 안젤라 메리치, 성 가에타노 다 티에네, 하느님의 성 요한, 성 이냐시오 로욜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 필립보 네리,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성 가를로 보로메오, 성 루이지 곤자가, 성 알렉산드로 사울리, 십자가의 성 요한, 성 베드로 카니시오 등 참으로 많다. 유럽의 진흙탕 속에서 탄생한 성인들은 유럽 안에서는 물론, 세계로 나가 이전 시대에 발전한 유럽의 인문주의 휴머니즘을 삶으로 보여주었다. 오늘 소개하는 성 가밀로 데 렐리스(San Camillo de Lellis, 1550~1614)도 그중 한 사람이다.

 

 

가밀로,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가밀로는 이탈리아 중부 아브루초 부키아니코 마을의 한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를 낳았을 때, 어머니의 나이가 거의 60세였고, 그래서 어머니의 이름 가밀라(Camilla Campellio)를 아들에게 물려주었다. 가밀로가 13살이 되던 해에 어머니는 사망했다. 아버지는 스페인 정부 소속의 장교였다. 어린 시절 가밀로는 게으르고 싸우기를 잘했던 말썽꾸러기였다. 아들의 장래를 걱정한 아버지는 본인이 잘 아는 군대에서 경력을 쌓도록 했다. 그러나 가밀로는 족염증으로 곧 군대를 떠나야 했다. 치료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로마에 있는 불치병 환자들의 성 야고보 병원(l‘Ospedale di San Giacomo degli Incurabili)으로 가야 했다. 병이 치료되자 병원에 남아 급사로 취직해서 일했으나, 일도 못 할뿐더러 오히려 방해되는 바람에 곧 해고되고 말았다. 그 사이에 아버지마저 사망하자 고향으로 돌아가 군인이 되어 베네치아와 스페인을 위해 일했다. 하지만 곧 예전처럼 무질서하고 나태한 생활로 돌아갔다. 가산을 탕진하고 이탈리아를 떠돌며 방랑객으로 살다가 만프레도니아의 카푸친 수도회에서 받아주자 수도원으로 들어갔다. 산 조반니 로톤도 수도원에 들렀다가 다시 만프레도니아로 되돌아가는 중에 ‘지옥의 계곡(Valle dell’inferno)’ 근처에서 깊은 회심이 있었다. 1575년 2월 2일이었다. 이후 진심으로 수도 생활에 몰입했으나 발에 생긴 오래된 염증이 다시 속을 썩여 로마로 가야 했다.

 

병원 치료를 받으러 로마로 가면서, 신분을 종으로 바꾸었다. 성 야고보 병원에서 4년간 겸손하게 일하며 병자들을 돌봤다. 거기서 자신의 성소를 느끼고 병자들 곁을 지키느라 카푸친 수도회는 잊고 있었다. 그의 삶은 이미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그러자 “오직 하느님 사랑 때문에, 병자들을 위해 자기를 내어놓을 선한 사람들”을 찾았다. 그를 따르는 동료가 생기기 시작했고, 다섯 명의 동료가 나오자 함께 병자를 돌보는 데 생명을 바치기로 하고 1582년 8월, ‘병자들의 성직 동반자회(Compagnia dei Ministri degli Infermi)’를 설립했다. 그는 시스티나 병원(훗날 ‘사씨아의 산토 스피리토 병원’이 됨) 옆에 있는 막달레나 수도원에 자리를 잡고, 성 야고보 병원보다 규모가 큰 시스티나 병원에서 봉사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성 야고보 병원도 죽을 때까지 인연을 이어가며, 환자들을 돌봤다. 그는 환자들의 요청으로 필립보 네리의 영적 지도를 받으면서 공부하여, 1584년에 사제품을 받았다. 그가 마련한 첫 회칙은 1586년 식스토 5세 교황이 승인해 주었다.

 

 

붉은색 십자가를 댄 검은색 수도복의 활약

 

1590년 로마에 기근이 들었을 때, 동반자회(Compagnia)는 힘을 발휘했다. 죽어가는 병자들 곁을 지키며 그들을 그리스도로 섬기는 동반자회의 놀라운 영웅적인 활동에 그레고리오 14세 교황은 크게 감동했고, 이듬해(1591년)에 교서 「그분의 양들을 위해(Illisu qui pro regis)」로 ‘동반자회’에서 ‘병자들의 성직 수도회’로 정식 승인했다. 가밀로와 그의 첫 동료들은 삼대 수도 서원과 함께 네 번째 서원으로 “위험한 상황에서도 병자들을 돌본다”는 서원을 하나 더 넣었다. 이렇게 또 하나의 새로운 수도회가 가톨릭교회의 아들로 탄생했다.

 

수도회는 이탈리아의 많은 도시로 신속하게 확산했고, 가밀로는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공동체를 나폴리, 밀라노, 제노바, 팔레르모, 볼로냐와 만토바에 세웠다. 그는 1614년 7월 14일, 사망할 때까지 병자들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했다.

 

그는 형제들에게 붉은색 십자가를 가슴에 댄 검은색 수도복을 입도록 했다. 그리고 그것을 세상에 알려 전쟁이건 재난 상황이건, 그 옷을 입은 사람은 긴급구조대원이고 희망의 징표임을 보여주었다. 이후 그들은 설립자의 이름을 따서 “가밀리아니(Camilliani)”라고 불렀고, 이탈리아 전역에서 활동했다. 병원에서는 물론, 가정에서도 죽어가는 사람이 있으면 달려가 임종을 도왔다. 그들은 설립자의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가슴에 새겼다. “병자와 가난한 사람은 ‘주님의 사람’입니다”. 가슴에 붉은색 십자가를 단 사람들은 병원에서 주는 소임을 거부하고 오로지 환자에게만 집중했다. 신앙과 학문으로 무장하여 사제로서, 의사로서 활동했다. 가밀로는 병자들의 ‘형제’가 아니라 모든 것을 아낌없이, 기쁘게 내어주는 ‘어머니’가 될 것을 주문했다. 그것을 남은 생을 다해 보여주었다. 그가 사망할 때 수도회 형제는 322명이었다. 그러나 30년 후, 많은 성소에도 불구하고 307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그것은 가밀로의 바람대로 전염병의 강타에도 형제들이 침상에 있는 병자들과 운명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당대 최고의 역사화가이자 초상화가

 

소개하는 작품은 프랑스 화가 피에르 쉬블레라(Pierre Subleyras, 1699~1749)가 그린 ‘환자를 구하는 성 가밀로’(1746년)이다. 1598년 12월 24일 성탄 전야에, 테베레 강이 범람하여 강변에 있던 시스티나 병원으로 물이 덮치자 병자들을 구하고 있다. 캔버스에 유화 작품으로는 크기가 상당히 큰 172×248cm 작품이다. 로마 박물관 브라스키궁(Palazzo Braschi)에 있다.

 

당대 최고의 역사화가, 초상화가라는 평을 받았던 쉬블레라는 예술가였던 아버지 덕분에 27살이던 1726년에 파리를 거쳐, 이듬해에 로마에서 장학금으로 그림 공부를 했다. 1737년 프랑스 아카데미아에 입학하면서부터 중요한 대작들의 의뢰를 받기 시작했다. 오늘날 루브르에 있는 ‘바리사이 집의 화려한 만찬’(1737년, 루브르 소장)과 ‘성 베네딕토의 기적’(로마), ‘성 암브로시우스와 테오도시우스 1세’(페루지아) 등을 연이어 완성했다. 그러나 그의 작품 중 프랑스 미술계에서 손꼽는 작품은 역사도, 초상화도 아닌 누드 작품이다. 아니 전체 미술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누드로 간주된다. ‘여성의 누드’(1740년경, 로마 국립 고대 미술 갤러리)라는 작품이다. 구글에 검색하여 한번 찾아보기를 권한다.

 

 

그림 속으로

 

작품 속 구조 장면은 매우 균형 잡힌 구성으로, 인물들의 절제된 몸짓과 표현이 혼란의 상황임에도 안정감을 주고 있다. 오른쪽 어깨에 환자를 둘러업고 물속을 빠져나오는 가밀로의 모습은 아에네아스가 아버지 안키세스를 둘러업고 트로이를 빠져나오는 것을 연상시킨다. 약한 사람들을 위해 자기를 온전히 내어놓는 가밀로의 정신을 잘 보여준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난장판이지만, 약자를 돕는 가밀로와 봉사자들의 팔뚝 근육이 뭔가 의지하게 만든다.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희망의 징표를 힘차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구조 현장은 산토 스피리토 병원이 재건되기 이전, 열악한 시스티나 병원이다. 람베르티니 곧 베네딕토 14세 교황(재임 1740~1758)은 1746년 이 그림을 통해 바로 그해에 자기가 주도하여 새로 건설한 산토 스피리토 병원을 조명하고자 했다. 작품 속 주인공인 가밀로 데 렐리스도 그해에 베네딕토 14세 교황에 의해 시성되었다. 건축가 후가(Ferdinando Fuga)의 설계로 완성된 산토 스피리토 병원은 베네딕토 14세의 가장 중요한 업적 중 하나가 되었고, 근대 의학(醫學)이 탄생하던 상황에서 혁신된 방식의 치료와 시대의 요구에 응답한 교회의 첫 번째 행동이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1년 7월 4일, 김혜경(세레나,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상임연구원, 피렌체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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