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모 신부의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26) 요셉의 눈망울 속에는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Pilgrimage News 성지순례 뉴스
홈 > Knowledges > Pilgrimage News > 성화
Pilgrimage News

정웅모 신부의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26) 요셉의 눈망울 속에는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관리자 0 2384 0

 

정웅모 신부의 아름다운 성화 아름다운 인생 (26) 요셉의 눈망울 속에는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헤로데 칼날 피해 이집트로 피신
온갖 위험 속에서도 성가족의 보호자로서 책임과 의무 다한 요셉의 모습 잘 드러내고 있어

 

발행일 2012-02-19 [제2783호, 13면]

3232235521_51B4Crmf_5888b57f1431bd343b3fdf95dddadffdc16413aa.jpg
반월형 창문에는 아기 예수와 성모 마리아, 성 요셉으로 구성된 성가족이 헤로데의 칼날을 피해 이집트로 피신하는 모습이 담겨져 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나귀에 올라탄 마리아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아기 예수를 품에 꼭 안아 주며 안심시키고 있다. 그 뒤에는 성가족의 보호자인 요셉이 나귀를 밀면서 황급히 위험 지역을 벗어나 이집트로 향하고 있다. 반달 모양의 하늘에는 성가족을 감싼 천사가 촛불을 치켜들고 이들을 안전한 땅 이집트로 인도하고 있다.

성가족이 헤로데의 칼날을 피해 이집트로 피신한 대목은 마태오 복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꿈에 주님의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알려줄 때까지 거기에 있어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 버리려고 한다.’ 요셉은 일어나 밤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가서,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마태 2, 13-15)

유리화 ‘성가족의 이집트 피신’은 최영심 작가(1946- )의 작품인데 그는 수서동 성당에 뛰어난 유리화 작품을 남겼다. 이 작품은 성당의 2층 성가대석을 장식하고 있으며 바로 위의 원형창문에는 아기 예수의 성탄 모습이 꾸며져 있다. 또한 이 성당의 왼쪽 벽면의 유리창에는 구약의 모세, 아브라함, 노아가 표현돼 있다. 그리고 오른쪽 벽면의 유리창에는 성모 마리아, 열 처녀의 비유, 씨 뿌리는 자의 비유가 묘사돼 있다. 이 성당의 유리화는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색상으로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오랫동안 사로잡는다.

‘성가족의 이집트 피신’에는 온갖 위험 속에서도 성가족의 보호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충실히 다했던 요셉의 모습이 잘 드러나고 있다. 아기 예수를 감싸고 있는 성모 마리아와 그 뒤에서 성모자를 감싸고 있는 성 요셉을 보면 그가 성가정의 가장으로서 자신의 직분에 얼마나 충실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또한 그는 언제나 하늘을 우러러보며 하느님의 뜻을 따라 올곧게 살았던 참으로 의로운 사람이었다.

3232235521_V5Mvn1xl_4b3ff83c54c661501c9acca254993884a0f39fd4.jpg
 ▲ 최영심(1946- ), 성가족의 이집트 피신, 유리화, 1996년, 수서동 성당, 서울.
교회 미술에서 성가족이 이집트로 피신하는 장면은 많이 제작되었지만 대부분은 요셉이 나귀의 고삐를 잡고 앞에서 인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최영심의 이 유리화에는 요셉이 성가족의 맨 뒤에 등장한다. 가장 앞에는 참 빛이신 하느님을 상징하는 촛불과 이를 들고 있는 천사가 있고 그 뒤에 아기 예수와 성모 마리아가 등장한다. 그리고 요셉은 맨 뒷자리에 겸손한 모습으로 묘사돼 있다. 

힘겨워하면서도 천사의 인도를 따라 성가족을 이집트로 대피시키는 요셉을 보면 힘든 상황 속에서도 언제나 가족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셨던 아버지가 생각난다. 아기 예수와 마리아의 안전을 지켜 주기 위해 보초병처럼 눈을 크게 뜨고 있는 요셉처럼 아버지도 가족에 대한 이런저런 걱정 때문에 하루도 편히 쉬지를 못하셨다. 몇 년 전, 그토록 굳게 믿고 따랐던 하느님의 품에 안기시기 전까지 아버지의 고단한 삶은 계속되셨다. 요셉의 커다란 눈망울 속에는 한평생 동안 가족을 위해 잠들지 못하고 깨어 사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 같다. 

정웅모 신부(서울 장안동본당 주임)

 

0 Comments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61 · 끝) 페르난도 보테로의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향해서’

댓글 0 | 조회 790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61 · 끝)페르난도보테로의‘제2차바티칸공의회를향해서’20세기교회의변화·쇄신향해담대한발걸음내딛는요한23세-페르난도보테로,‘제2차바티칸공의회를향해서’(1… 더보기
Hot

인기 [세계]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60: 피에트로 카노니카의 베네딕토 15세 교종 기념비

댓글 0 | 조회 761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60)피에트로카노니카의‘베네딕토15세교종기념비’국경 · 민족초월해인류애선물한베네딕토15세교종-피에트로카노니카,‘베네딕토15세교종기념비’(1928년),성…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9) 프리드리히 스팀멜의 ‘하느님의 교회를 인도하는 레오 13세’

댓글 0 | 조회 838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9)프리드리히스팀멜의‘하느님의교회를인도하는레오13세’‘보편적인권’이라는새로운길로교회를이끌다-프리드리히스팀멜,‘하느님의교회를인도하는레오13세’(1903…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8) 루크 필즈의 ‘노숙자 임시 수용소 입소 허가를 기다리는 지원자들’

댓글 0 | 조회 734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 (58)루크필즈의‘노숙자임시수용소입소허가를기다리는지원자들’‘새로운사태’산업화의그늘,추위와굶주림에시달리는빈민들-루크필즈,‘노숙자임시수용소입소허가를기다리는…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7)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

댓글 0 | 조회 979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7)밀레의‘이삭줍는여인들’목가적풍경이면에담겨진19세기농민들의팍팍한삶-밀레,‘이삭줍는여인들(LesGlaneuses)’,1857년,오르세미술관,프랑스파리…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6) 무명화가의 삽화 ‘제1차 바티칸 공의회를 소집한 비오 9세 교황’

댓글 0 | 조회 802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6)무명화가의삽화‘제1차바티칸공의회를소집한비오9세교황’세속권력은잃고교황의영적권위를얻은공의회-칼벤징거저,「1873년비오9세교황에관해서」에나오는‘1869…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5) 프란체스코 하예즈의 ‘입맞춤’

댓글 0 | 조회 1,095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5)프란체스코하예즈의‘입맞춤’‘작별키스’에담긴숨은뜻은19세기이탈리아통일의지-프란체스코하예즈,‘키스’(1859년),브레라피나코테크소장,이탈리아밀라노.이…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4) 프란체스코 포데스티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의 선포’

댓글 0 | 조회 859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4) 프란체스코포데스티의‘복되신동정마리아의원죄없으신잉태교의선포’비오9세교황‘원죄없이잉태되신성모교리’반포하다-프란체스코포데스티,‘복되신동정마리아의원죄없…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3) 필립 자크 반 브리의 ‘로마 공회장을 방문하는 그레고리오 16세’

댓글 0 | 조회 804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3) 필립자크반브리의‘로마공회장을방문하는그레고리오16세’로마황제개선문아래극빈촌을찾은교황-필립자크반브리,‘로마공회장을방문하는그레고리오16세’(1832년…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2) 자크 루이 다비드의 ‘나폴레옹의 대관식’

댓글 0 | 조회 869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2) 자크루이다비드의‘나폴레옹의대관식’대관식에서직접왕관을쓰는나폴레옹,교황은허수아비일뿐-자크루이다비드,‘나폴레옹의대관식’(1805~1807년),프랑스루…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1) 조셉 셀레스틴 프랑수아의 ‘1801년의 종교협약 비유’

댓글 0 | 조회 687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1)조셉셀레스틴프랑수아의‘1801년의종교협약비유’프랑스혁명정부의기세에밀려불리한조약을맺는교황청-조셉셀레스틴프랑수아,‘1801년의종교협약비유(Allego…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50) 펠리체 자니의 ‘연맹 축제를 위해 성 베드로 광장에 차려진 조국의 제단’

댓글 0 | 조회 716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50)펠리체자니의‘연맹축제를위해성베드로광장에차려진조국의제단’로마까지삼켜버린프랑스혁명의불길-펠리체자니,‘연맹축제를위해성베드로광장에차려진조국의제단’,179…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49) 자크 루이 다비드의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

댓글 0 | 조회 834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장면](49)자크루이다비드의‘호라티우스형제의맹세’프랑스혁명의폭풍전야에그린로마영웅사,신고전주의를열다-자크루이다비드,‘호라티우스형제의맹세’(1784년),유화,루브르…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48) 자코모 조볼리의 ‘성 빈센트 드 폴의 설교’

댓글 0 | 조회 887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48)자코모조볼리의‘성빈센트드폴의설교’사랑의혁명가,소외된이들에게십자가의빛을비추다-자코모조볼리,‘성빈센트드폴의설교’(1737),룬가라의코르시니궁(Pala… 더보기
Hot

인기 [명작으로 보는 교회사 한 장면] (47) 바치챠의 ‘예수 이름의 승리’

댓글 0 | 조회 826 | 추천 0
[명작으로보는교회사한 장면](47)바치챠의‘예수이름의승리’예수님이비추는찬란한황금빛이모두에게-바치챠,‘예수이름의승리’(1685년),예수성당내중앙본당천장,이탈리아로마.트렌토공의회는여러… 더보기
Category
글이 없습니다.
State
  • 현재 접속자 62 명
  • 오늘 방문자 1,952 명
  • 어제 방문자 1,957 명
  • 최대 방문자 5,379 명
  • 전체 방문자 1,658,533 명
  • 전체 게시물 1,336 개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